테슬라에 울고 웃은 삼성SDI

입력 2016-06-10 10:18  



(김현석 산업부 기자) 미국 테슬라는 전기차의 아이콘입니다. 전기차가 먼 미래로만 여겨지던 2003년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이 회사는 전기차 업계의 ‘애플’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발표한 이 회사의 모델3는 내년 말 출시 예정인데도 사전계약된 물량만 전 세계적으로 40만대에 육박합니다. 이런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한다면 그 업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SDI는 최근 이런 테슬라 때문에 웃고 울었습니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삼성SDI가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한다”고 보도한 것이죠. 연휴가 끝나고 열린 증권시장에서 삼성SDI의 주가는 하루 동안 6%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난 8일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모델3 배터리를 파나소닉과 독점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다른 내용을 주장하는 기사는 모두 틀렸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8%나 폭락했습니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지요.

머스크가 삼성SDI의 모델3용 배터리 공급을 부인했지만, 닛케이의 보도가 완전한 오보는 아니었습니다. 블룸버그의 한 기자가 머스크의 트위터에 “모델 3는 파나소닉 배터리를 쓰고 로드스터(2008년 내놓은 테슬라의 첫 전기차)는 LG화학, 그렇다면 삼성은 테슬라 에너지용인가”라고 질문하자, 머스크가 “맞다(yes)”고 답한 겁니다.

그러니까 닛케이는 테슬라 에너지용으로 납품되는 배터리를 테슬라 전기차용으로 오인해 쓴 것이지요.

테슬라 에너지는 가정용 ‘파워월’과 직장용 ‘파워팩’ 등 거치형 배터리를 제조하는 테슬라의 한 사업부입니다. 3000~3500달러인 이 커다란 배터리를 벽에 설치한 집과 기업은 낮에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저장해뒀다가 전기를 많이 쓰는 아침 저녁에 꺼내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남으면 전력회사에 팔 수도 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전기료를 낮출 수 있고, 지역적으로 보면 발전소를 덜 지어도 되는 효과가 있지요.

테슬라가 파나소닉에만 의존하지 않고 삼성SDI 배터리를 테슬라 에너지용으로 쓰는 이유는 보험 차원으로 보입니다. 파나소닉이 기술 개발에 뒤처지기라도 한다면 이를 대체할 업체가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애플 등 대부분 업체들은 하나의 부품이라도 납품을 여러 업체에서 받는 ‘멀티 밴더’ 전략을 씁니다. 삼성SDI가 테슬라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납품하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합니다. (끝) /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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